여윤아는 놀라며 맞이했다. “벌써 왔어?”임건우는 웃었다. "빨리 와도 안 돼?”사실 구심단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전에 만들었던 개맥환보다는 훨씬 간단했다. 거의 반 시간 남짓 사용하여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이제서야 온 원인은 또 다른 연골단을 만드느라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무술을 함에 있어서 환골탈태는 아주 중요했다. 은 어느 정도 탈태를 하는데 도움이 됐고 그 강도를 높일수록 근성 또한 강해질 수 있었다.특히나 그의 공법에서의 방어력은 가장 뛰어났는 바 연골단을 이용해 수련하다보면 결국에는 강철만큼 튼튼한 몸을 만들 수가 있었다. 주먹만으로 강판을 뚫는게 현실에도 가능할 수 있게 됐다.“이것이 바로 구심단입니다!”“지금 얼른 드세요. 총 세 알입니다. 매일 한 알씩 연속 3일 드시면 앞으로 5년 동안 심장에 큰 지장은 없을겁니다.”여 씨네 사람들이 긴장하며 바라보는 와중에, 여윤건은 드디여 단약을 한입에 삼켰다.임건우는 곧바로 그가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그렇게 반시간이 지난 후, 여윤건은 어느새 생기가 가득 찬 채 얼굴에는 빛이 났고 온몸에서 힘이 불끈불끈 나더니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 했다. 여 씨 가족들은 모두들 기뻐서 어쩔 줄 몰랐고, 한편으로는 크게 놀랐다.이 요상한 구심단 하나가 사람을 살려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여윤건은 감사의 의미로 큰 선물을 주겠다며 곧바로 미리 준비해둔 한 서류를 꺼내 들어 두 손으로 공손히 임건우에게 전했다. “임 선생님. 저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뭐라 감사를 전해야 할지 몰라 작은 선물을 준비해드렸습니다. 거절하진 말아주세요.”“이게 뭡니까?”“임 선생께서 직접 꺼내보시죠.”임건우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정작 열어보니 적잖게 놀랐다.“이게 진짜 작은 선물인가요?”임건우는 이해 못 할 표정을 짓고는 다시 밀어냈다.그 서류에는, 여 씨네 자산의 50% 를 무상으로 양도한다고 쓰여 있었다.임건우가 사인만 한다면 여 씨네의 천억이 넘은 자산
눈 앞의 여인을 본 임건우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세상은 그야말로 정말 좁았다.그 여인은 바로 임건우의 전 여자친구인 양지은이었다. 조신하게 입고 와서 그런지 그 날따라 유독 숙녀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의 입가에는 멍이 있었고 두꺼운 메이크업을 뚫을만큼 눈에 띄게 선명했다.이건 누가 봐도 누군가한테 맞아서 생긴 거였다.자세히 말하자면, 골동품 거리에서 있던 일이었다. 그날 유화는 만리상맹의 사람들을 시켜 양지은을 데려가게 했다. 그녀가 원하는대로 나이트 클럽에 출근시키려는 것이었다.하지만 나이트 클럽도 아무나 받는건 아니었다.심지어는 검사를 거친 결과, 그녀는 각헐을 앓고있었다. 이런 병을 지닌 사람은 당연히 누구든지 그냥 줘도 받기가 싫었다. 그렇게 그녀는 만리상맹의 사람들한테 두들겨맞아 쫓겨나게 된 것이었다.비록 불구덩이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그녀는 화가 난건 둘째 치고 임건우한테 한이 가득 맺히게 되었다. 왜냐하면 임건우가 음모하여 그녀를 해하려 하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 그녀의 눈빛은 원망으로 가득찬 채 임건우를 노려봤다.그를 헐뜯지 못한것이 한스러웠다.“어? 임 도련님? 혹시 두 분 아는 사이에요?”양지은의 말을 듣고난 동건은 흠칫 놀라더니 임건우를 바라보았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죠. 동 대표님, 설마 이 분이랑 친척사이인건 아니죠?”동건은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지은이는 제 와이프 회사 친구의 딸입니다. 마침 두 분이 오늘 함께 오셨는데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하시니 다행이네요.” 하지만 양지은은 언짢았다. "사이 안 좋아요. 아저씨, 전 이 사람이랑 다시는 알고 싶지 않은데요.”동건은 당황해서 멍하더니 얼굴색이 천천히 어두워졌다.이 상황에 임건우는 도리어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두 여자를 발견하였다.한 사람은 나이가 서른 정도였는데, 아주 예쁘장하게 생긴게 아마도 동건의 아내로 보였다.또 다른 한 사람은 나이
양지은은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말을 내뱉었는데 어찌나 흥분하였는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를 못했다.한편 그 말을 듣고있던 장정의 얼굴 역시 경멸하는 표정으로 가득했다.하지만 동건은 오히려 듣는 내내 불안해서 급히 큰 소리로 외쳤다. “닥쳐!”그 와중에도 양지은은 자기도 모르게 계속 얘기했다. "아저씨, 이 자식한테 속지 마세요. 전 이 아이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얘는 남한테서 밥이나 얻어먹는 못난이일뿐만아니라 사람 됨됨이가 좋지도 않아요. 밑바닥의 사람들이랑 어울려 지내는 애라 언젠가는 콩밥 먹게 될거라고요.”“팍!”화가 치밀어오른 동건은 양지은의 얼굴을 때렸다.양지은은 놀라서 멍해졌다. "아니... 동 아저씨, 왜 저를 때려요? 저 자식을 때려야죠!”장정 또한 크게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동건이 왜 자신의 딸을 때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리문은 장정의 회사 사장이다. 장정이 이 곳에 온 이유는 그녀에게 아부를 하러 온 것이었다. 딸이 크게 맞아도 그녀는 따질 수가 없었다.“그래, 내가 때린게 바로 너야. 너더러 닥치라고 했잖아. 임 도련님을 니가 감히 욕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니가 뭔데? 당장 나한테 사과하고 임 도련님한테도 정중히 사과 드려. 아니면 너 더이상 강주에서 살아남지 못해.” 동건은 단단히 화가 났다. 그야말로 간담이 서늘했다. 글쎄 이 여자가 감히 임 도련님한테 콩밥 먹는다고 모욕을 하다니. 살아있는걸 다행으로 여겼으면 했다.양지은은 여전히 멍해있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자기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말이다.이때 장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동 대표님, 저기...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고리문은 차갑게 말했다. “절대 오해는 아닌 것 같고 당장 그쪽 딸더러 사과하라고 하세요. 무릎 끓고 사과하세요. 아니면 당신 내일부터 출근 할 생각하지도 마.”뭐라고?장정은 너무 놀라 하마터면 주저앉을뻔 했다. 그녀의 남편은 보잘 것 없었고 딸은 빚을 안고 있어 온 가족의 희망은 그녀가 안고 있었다
임건우의 말을 들은 고리문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졌다.그녀의 남편인 동건도 조금 난감했다.의사로서 환자의 몸을 검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고 배 뿐만아니라 더욱 은밀한 부위까지 보게 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고리문처럼 불임인 경우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려면 더욱 철저하게 하게 될 것이다.그런데 두 부부의 표정을 보아하니 다들 난감해하고있었다.임건우는 그제서야 자기가 했던 말이 그들을 당황시킨 것 같아 말을 덧붙였다. “전 그저 배만 잠깐 보려는겁니다.”“크흠... 그러면... 내가 자리를 좀 피해줄까?” 동건이 입을 열었다.이미 몸을 다 회복한 고리문은 남편을 노려보며 물었다. “피하긴 뭘 피해? 그냥 배만 보여주는거잖아.같이 수영하러 갔을때 이보다 노출을 더 많이 했는데 그때는 왜 안 피했대?”그러고는 바로 옷을 걷어올렸다.아랫배가 평평하고 아무런 상처가 없는게 고리문이 평소에 얼마나 자기관리에 철저했는지를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그러더니 임건우는 갑자기 가까이 다가가서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임 도련님, 뭔 문제라도 있는건가요?”임건우가 미간을 찌푸리걸 본 동건은 갑자기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임건우는 아무 말 하지 않고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점점 다가오자 고리문은 부끄러워났다. 자신의 남편앞에서 이런 상황이 펼쳐지자 조금은 난감했다.그녀는 동건과 눈을 마주치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심지어, 동건은 임건우가 자신의 와이프에게 경솔한 것 같아 조금은 화나보였다.머리로 조금씩 화가 치밀어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이때, 다행히 임건우는 잠깐 냄새를 맡아보고는 바로 끝냈다. “대충 상황은 잘 알았습니다.”고리문이 바로 물었다. "임 도련님, 저 도대체 무슨 병을 앓고있나요?”임건우는 말했다. "잠시만요. 직접 확인하시죠.”그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손전등 모드를 키고는 고리문 배를 향해 비췄다. 고리문 부부는 깜짝 놀랐다. 배를 보고 냄새까지 맡은 것도 모자라 사진을 찍어 남기려고 하는건가? 이건
다만, 고리문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녀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리문은 다급히 물었다."임 도련님, 이걸 빼주실수 있어요?”몸 속에 고충이 있다고하니 누가 들어도 무서울 일이었다.임건우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가능해요. 하지만 오늘은 안돼요. 제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조금 있어서 준비가 끝나면 바로 와서 빼드리죠. 하지만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알리지는 마세요. 왜냐면 도대체 누가 형수님에게 이런 고충을 심었는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거든요. 만약 그 사람이 주변의 누군가라면 눈치 채고 형수님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어요.”이 말을 듣고 난 부부의 안색은 크게 변했다.다행히 임건우는 그들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고충의 크기를 봐서는 아마 뱃속에 일이년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 이틀 미뤄도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안심하세요.”그 순간,그는 불현듯 여윤아의 마녀영에 있던 한 여자가 떠올랐다. 바로 한비연이었다.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구양영맥이었다. 그녀의 혈액은 태생적으로 고충을 없앨수가 있어서 피 한방울만 넣어도 혈영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혈영단 한 알만 먹으면 고리문 몸 속의 고충은 인차 사라질 수 있었다. 고리문은 옷을 잡아당겼다.그녀는 여전히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임 도련님, 그럼 잘 좀 부탁할게요.” 말을 건네고는 미리 준비해둔 선물을 꺼내들었다.그것은 바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보유한 백다페리의 시계였다. 이 브랜드는 임건우도 전에 본 적이 있었는데 시가는 4억이 넘었었다. 그 가격은 BMW M8와 비슷하였다.임건우는 사양하고 싶었지만 계속 밀어붙이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사실 그의 현재 상황으로는 4억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지긴 했다. 고리문은 직접 나서더니 웃으면서 그를 도와 시계를 채웠다. "임 도련님, 도련님이 이 시계를 차고있으니 정말 딱이군요. 저희 남편보다 훨씬 잘 어울리십니다.”동건은 웃으며 말했다. "여보, 설마 마음이 바뀐건 아니겠지?”고
스위트룸, 하룻밤, 보상...이 단어 몇 개만을 조합해보면 누가 봐도 이건... 잠자리를 가지자는거잖아?두달 후면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아직 첫 경험을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와이프랑 한 침대를 쓰지 못하는 남자로 자주 놀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남자인데 모르는 척을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아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 않은가?“좋아!”“내... 내가 먼저 가 있을게. 주소 바로 보낼테니까 얼른 와. 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사... 사랑해.” 유가연은 이 세글자를 내뱉고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대학시절부터 그녀는 한번도 이 말을 꺼낸적이 없었다.그 말을 들은 임건우는 기뻐서 하마터면 소리 지를뻔 했다.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곧장 레디슨 호텔로 향했다.하지만 순간 병원에 가서 환자들을 만나기로 했던 이청하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여보, 조금만 기다려줘. 나 지금... 음, 집에 일이 좀 생겼어. 늦어서 9시 반전에는 도착할게.”“알겠어!”유가연은 전화를 끊고는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고 가슴도 토닥였다.그리고는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녁에 입을 이쁜 잠옷이라든지...그렇게 30분이 흘렀다.어느새 임건우는 제1병원에 도착하였고 바로 이청하를 만났다.그녀의 모습은 조금 초췌하긴 했지만 아름다운 미모는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입구에서 임건우를 만나자마자 그를 데리고 중환자실로 향하면서 얘기를나눴다. “약 두시간 전, 저희 병원에 또 세명의 비슷한 증상을 지닌 환자가 들어왔어요. 상황이 좋지가 않아요. 오늘 오후 세시에 이미 두명의 환자는 숨을 멎었고 의식이 없으세요.”임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이청하의 뒤를 따랐다.그때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다들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바로 강주 각 곳에서 온 기자들이었다. 그중에는 전문기자들도 있었고 유튜버들도 있었다. 이 사건은 폭로된 후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어 관련 뉴스들은 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
이청하의 사무실로 들어온 임건우는 핸드폰에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자 혹시나 나중에 유가연에게 연락을 못할가봐 이청하한테 부탁하여 충전을 하였다.충전한지 3분도 안 되어, 간호사 한 명이 급하게 달려왔다.“이 주임님, 중해에서 초청한 전문가팀이 도착하였습니다. 류 부원장님께서 주임님더러 회의를 열라고 하시네요.”“알겠어.” 대답을 마친 이청하는 임건우에게 말했다. “저랑 같이 가서 함께 들으시죠.”임건우도 이에 반박하지 않았다. 이청하는 그에게 흰 가운도 입혀주면서 그를 자신의 조수처럼 보이게 하였다. 혹시나 누군가가 먼저 선수 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그렇게 회의실에 도착했다.10여명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도착하여 앉아있었다. 속삭이며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고 열심히 듣는 사람도 있었다. 임건우는 이청하의 뒤쪽에 서있어서 사람들이 그닥 신경 쓰지를 않았다. 이때 임건우는 이청하의 서류를 꺼내들더니 훑어보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불룩한 배를 지닌 한 중년이 들어오더니 기침을 한번 하고는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기 시작하자 바로 입을 뗐다. “여러분, 저희 병원의 회전을 돕기 위해 중해시에서 전문가팀이 와주셨습니다.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주시죠.”“짝짝짝!”그러고는 가장 먼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임건우는 어리둥절했다. 중해에서 왔다는 그 전문가팀은 아직 본적도 없는데 대뜸 박수를 치라니. 이때 이청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이 바로 강주제1병원 부원장, 류명성이에요.”그렇게 3초가 흐른 후에야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총 일곱 명이었는데, 가장 처음으로 들어온 사람은 키 큰 젊은이로 나이가 서른살도 안 돼보였다. 검정색 테두리의 안경과 수트를 장착한 그는 또각또각하는 구두소리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 심지어 외모마저 수려한게 연예인의 느낌도 조금 났다.“짝짝짝!”임건우와 이청하도 따라서 박수를 쳤지만 이미 머릿속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그들의 오로지 서류속에 적힌 환자들의 상황에만
스으윽-순간 회의실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이청하와 임건우를 향했다. 이청하는 이 병원의 의사이고 입원부의 주임이라 다들 익숙하긴 하지만, 임건우는 낯선 존재라 사람들이 수군댔다.“저 의사는 진짜 낯선데? 나 왜 한번도 본 적이 없지? 넌 본 적 있어?”“나도 못 봤는데. 우리 병원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설마 새로 온 분이신가?”하도 많은 사람들이 수군대다보니 이청하도 그들의 얘기가 들렸다. 그녀는 순간당황하였다.하지만 그녀는 강주 명의의 손녀로서 특별한 존재라 임건우의 정체가 드러나는게 두렵지는 않았다.한편 방명철은 이들의 얘기를 듣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임건우를 보더니 물었다. “선생님, 듣자하니 선생님께서 꽤 진료를 잘하신다고요? 저희들한테 좀 얘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 기회에 자기소개도 한번 해주시죠.”임건우는 고개를 젓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 아직 환자를 본 적이 없는데요. 딱히 할 얘기는 없습니다.”방명철은 놀란 척 말했다. "환자를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여기 회의실로 들어오신거죠? 저희는 지금 환자들을 위한 긴급회의를 하고있는데 선생님께선 환자들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회전을 하신다는거죠?”그러자 류명성 부원장이 저벅저벅 다가오더니 임건우에게 물었다. “당신 누구야? 우리 병원 의사도 아니잖아.” 임건우가 대답했다. "맞아요. 이 병원 의사 아닙니다.”류명성은 깜짝 놀랐다. "뭐라고? 당신 그럼 어떻게 들어왔어? 아, 알겠네. 우리 이 주임이 이뻐가지고 맘에 들어서 같이 잘해보려고 접근한거야? 요즘 젊은이들은 겁도 없네? 못 하는게 없어. 당장 나가!”회의실의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듯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임건우를 쳐다봤다. 이를 듣고 있던 이청하는 당황하여 얼굴이 빨개지더니 벌떡 일어나 말했다. “부원장님, 이 사람 제가 데리고 온겁니다. 제가 직접 요청해서 데려온 사람이라고요. 같이 상황 체크해줄겁니다.”“뭐?”류명성은 놀랐다. 하지만 이청하의 배후에는 명의 이흥방이 있었고 나중에 그의 도움을 받기 위
“아이가 태어났다고?”임건우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강하게 혈육의 연결을 느꼈다. 마음속에서 감동이 밀려왔다.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마치 새로운 자신이 태어난 것 같았고 생명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임건우는 자신이 겪고 있는 금단의 변화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이 급히 앞을 향해 달려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약해 보이는 당자현을 발견했다.당자현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얼굴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당자현은 갓 태어난 새하얀 아기를 품에 안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울고 있었다.임건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처음 아버지가 된 사람처럼 당황한 표정으로 서서히 한 발 한 발 다가갔다.불안한 마음으로 아기에게 시선을 두었다.손을 내밀었지만,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그 손은 결국 당자현의 얼굴에 닿았고 그의 이마에 부드럽게 이마를 맞대며 애틋하게 키스한 후 가슴 깊이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 빨리 낳았어? 너무 힘들었지?”당자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보다 더 기쁘고 행복해. 지난 생, 그 전생, 우리는 아이를 낳지 못했잖아. 지금 드디어 꿈을 이룬 거야.”“자기야, 이제 나를 기억할 수 있겠어?”임건우는 당자현을 바라보며 눈을 맞췄다.그 순간, 두 사람의 정신력은 공중에서 교차하며 강렬한 자기장을 형성했다.임건우의 정신력이 강하지만, 당자현의 정신력은 그보다 훨씬 강력했다.두 사람은 마치 텔레파시처럼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색색의 정신력이 교차해 아름다운 빛의 물결처럼 흐르며 거대한 정신의 거미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그 속에서 둘이 아닌 셋이 함께 감싸져 있었다.그 순간, 임건우는 갑자기 하나의 장면을 보았다.산 중턱에 우뚝 솟은 궁전과 건물들이 선기가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 속에 별들이 둘러싼 모습이 펼쳐졌다.그곳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새 신부는 붉은 혼례복을 입고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그 모습이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하객들은 모두
부영록은 강하게 튕겨져나가며 몸이 바닥에 떨어졌다.부영록은 움직이지 않았다.백옥은 무표정한 얼굴로 부영록을 살펴보며 다가갔다.몇 초 후, 부영록이 천천히 눈을 떴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그녀는 백옥과 그 앞에 있는 청동 고전, 그리고 펼쳐진 상황에 충격을 받으며 물었다.“백... 백 통령, 여기는 어디죠? 세상에, 이렇게 큰 청동 고전이 있다니 이건 상상도 못했어요!”백옥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세상에, 혹시 일체의 두 영혼을 가진 건가?’쿵!청동 거대한 문이 마침내 닫혔다.임건우는 여전히 자연의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수많은 규칙이 담긴 에너지가 임건우의 자복궁에 흘러들어 가 혼돈 나무에 의해 흡수되었고 동시에 혼돈 기운이 나무에서 퍼져 나와 자복궁 속 혼돈 기운의 농도가 열 배로 증가했다.그리고 혼돈 나무는 이제 50미터 높이로 자라났다.임건우 옆에 있던 금강마원은 그를 노려보며 이빨을 드러냈고 손을 들고는 마치 임건우를 쳐 죽일 듯이 보였다.당자현은 그것을 보고 급히 막아섰다.“그건 내 가장 중요한 사람, 우리 아이의 아버지야. 나를 존중하듯 건우를 존중해야 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함부로 해치면 안 돼. 알겠지? 그렇지 않으면 난 너를 두고 떠날 거야.”금강마원은 마치 이해한 듯 고개를 숙여 사죄하며 귀여운 소리를 내며 사정했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임건우에겐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치 정신을 집중한 듯 눈을 감고 오랫동안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당자현은 조용히 말했다.“자연의 힘이 건우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러니 건우가 여기서 조용히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두자.”당자현은 손을 뻗어 자연 신전에 깊숙이 있는 곳을 향해 손짓하며 입에서 고대하고 신비로운 음절을 발음했다.그 순간, 자연 신전 깊은 곳에서 더 많은 자연의 힘이 흘러나왔다.만약 임건우가 이 장면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랐을 것이다.당자현은 자연의 힘에 영향을 받는 대신, 마치 그 힘을 다루고 있는 듯 보였고
혼돈 나무, 정말 신령한 나무였다.단순히 다른 이들의 무기를 흡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오는 부정적인 힘까지도 흡수할 수 있었다...아니, 혼돈 나무는 단순히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을 대량으로 흡수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렸다.임건우의 앞에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수많은 자연의 힘이 그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고 혼돈 나무는 끊임없이 그것을 흡수하며 임건우는 투시를 통해 혼돈 나무가 대량의 자연 에너지를 흡수한 후 나무가 급격히 자라나는 것을 보았다.처음에는 겨우 5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금세 6미터, 7미터, 10미터, 15미터로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전히 자라고 있었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곳의 자연 에너지가 이렇게 강력하다니 혼돈 나무가 임건우의 자복궁 안에 들어온 지 오라지만 그동안 크게 자라지 않았었는데 지금처럼 기세 좋게 자라날 줄이야.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려 있던 혼돈 구슬도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혼돈 나무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슛!엽지원은 귀왕의 몸이어서 육체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더 강한 내성을 가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급히 임건우의 항마추로 다시 들어갔다.그런데 당자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당자현은 임건우를 힐끗 보며 눈 속에서 애틋한 감정과 함께 약간의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밖으로 튕겨 나간 부영록은 이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이게 뭐야, 만 년 전에 존재했던 자연 신전이라고? 나도 들어가서 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문도 못 들어가다니!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잖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잖아! 당자현보다 못할 리 없잖아!”부영록은 이를 악물고 다시 고전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그 순간 강력한 자연의 기운이 부영록을 압도하며 다시 밖으로 튕겨 나갔다.부영록은 공중에서 피를 토하며 땅에 떨어졌다.“어떻게... 가능하지?”부영록은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이
그 중 한 자루의 검은 이미 녹슬어 버렸다.검에 새겨진 부적과 문양은 사라지고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영력이 모두 사라졌으며 재료마저 변질되어 더는 빛을 발하지 않았다.마치 평범한 쇠덩어리처럼 보였다.다른 하나는 혈색 긴 검이었다.상태는 조금 더 나았지만, 그 검의 영력과 에너지는 서서히 혼돈 나무로 흡수되고 있었다.두 자루의 검에서 나온 에너지는 혼돈 나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린 열여섯 개의 잎은 번쩍이며 초록빛 광채를 내뿜었다.마치 그 자체로 생명을 얻은 것처럼 작은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임건우는 손을 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없어요.”부영록은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칫, 아깝다고 생각해? 내가 네 거 뺏어가겠어?”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짜 없어요.”“흥, 어차피 난 별로 관심 없으니까.”임건우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그러곤 백옥에게 물었다.“스승님, 우리 연호에 신풍곡이라는 문파가 있나요?”백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들어본 적 없다.”“그럼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죠? 아, 그나저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비유궁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영혼이 하나 있어요.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백옥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유궁이라... 나는 알고 있어.”모두 부영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부영록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건 삼국 시대부터 존재한 수련 문파로 당시엔 오대 선문 중 하나로 꼽히며 고수들이 넘쳐났어. 그런데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네.”잠시 생각에 잠긴 부영록은 자연 신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바로 이 자연 신전이야. 지금 우리가 눈앞에서 기회를 맞이했으니 이 신전이 사라지길 지켜볼 건지,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 한 번 싸워볼 건지 선택해야 해.”모두가 그 절세의 노인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임건우는 입을 열었다.“저 노인은 때때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고 행동도 이상해
임건우는 당연히 당자현을 탓하지 않았다.오히려 끝없는 마음의 아픔만이 느껴졌다.임건우는 천천히 다가가 당자현을 부드럽게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임신한 걸 알면서도 이런 곳에 오다니... 많이 힘들었지? 다행히 지금은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당자현은 임건우의 얼굴을 감싸며 손끝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자현의 눈은 임건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가득 채우며 마치 세상에 그저 둘만 있는 것처럼 깊은 눈길을 보냈다.당자현은 감정을 담아 속삭였다.“난 이 삶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우리의 인연은 아마 다음 생에서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찾아와주니까... 이제는 내가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임건우는 당자현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지.”“맞아, 네 말이 맞아! 자기야...”당자현은 망설임 없이 임건우에게 입맞춤했다.둘의 입술이 닿자 점점 숨이 가빠지고 감정이 고조되었다.백옥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땅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부영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임건우와 나지선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기에 이 상황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 당시 자신도 그들과 함께 있었고 임건우가 그녀를 안을 때 그 어떤 감정을 느꼈든 기억이 떠올랐다.부영록은 잠시 그 장면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감정은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부영록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다른 일을 했다.“이 무기들, 품질이 꽤 괜찮군.”백옥은 시체에 꽂혀 있던 여러 개의 비검을 뽑아들고 세심히 살펴보았다.각각의 검은 마치 정수를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발산하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검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것이 마치 작은 진법처럼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모든 무기에는 천병각이라고 새겨진 세 글
푹!피가 하늘을 찌르며 쏟아지고 시체가 널브러졌다.신풍곡의 200명 넘는 고수들, 그중에서도 그 최고 지도자인 장문까지 한 방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신풍곡 장문의 목에는 긴 칼이 꽂혀 있었다.그의 눈은 크게 뜨였고 고통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하지만 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생명의 기운이 사라지고 눈을 영원히 감았다.그때 임건우와 일행의 마음속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자연 신전 안에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심지어 부영록까지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안의 여자가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한 번의 손짓으로 200명이 넘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단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해결될 것이다.임건우가 당자현에게 물었다.“자현아, 그 안에 있는 사람, 대체 누구야?”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난 이곳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백호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지.”그들이 말하는 사이 청동 고전의 대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쿵!끽!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만으로도 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청동문에 낀 청록색과 먼지들이 그 문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 이 문이 1만 년을 넘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 무게감과 고대의 느낌이 났다.딸각딸각...발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임건우 일행은 모두 뒤로 물러서며 긴장했다.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백발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녀의 머리는 엉망이었고 얼굴의 절반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이 시대의 것이 아니었고 전혀 다른 시대의 옷처럼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
“흑흑흑, 흑흑흑.”울음소리가 청동 고전의 전당에서 퍼져 나왔다.그 울음소리는 간헐적이고 때로는 높은 음으로 때로는 낮은 음으로 이어졌지만, 강력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마치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울음처럼 세상 모든 것들이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울음소리는 모든 생명에게 슬픔을 강하게 전파했다.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즉시 그 감정에 휘말려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며 심지어 정신력이 약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통곡하다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터져 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통스러웠다!엄청난 고통이었다!임건우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고전의 전당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애썼다.임건우가 가진 정신력은 이미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한때 취혼관에서 얻었던 힘 덕분에 한층 더 강해졌음에도 그 울음소리는 여전히 임건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부영록은 그나마 괜찮았다.백옥은 오히려 더 힘들어 보였다.백옥은 육체적으로 강했지만, 정신력은 임건우보다 약했기에 울음소리에 즉시 영향을 받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급기야 백옥은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현장에서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그때, 당자현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 손가락에서 하얀빛이 번쩍였고 그 빛 속에서 기이한 문양들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그 하얀 빛은 실처럼 길게 퍼져 나가며 반구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했다.그 보호막은 임건우와 백옥, 부영록을 감쌌다.이것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었다.울음소리가 그 방어막에 부딪히자, 보호막의 문양들이 떨며 황금빛 기운을 발산했고 그 울음소리의 대부분을 막아냈다.“저 울음소리는 대체 누구의 울음소리인가?”“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아파요... 흑흑흑... 못 참겠어요... 울고 싶어요...”문파 사람들은 무작정 울기 시작했다.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에 휘말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
공 장로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외쳤다.“흩어져라! 모두 흩어져!”공 장로는 크게 외치며 가장 먼저 옆으로 물러섰다.임건우를 한눈에 보고 절대 고수로 착각한 것이다.자신의 희귀한 영보를 그렇게 쉽게 빼앗아 갈 수 있다면 임건우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이 틈을 타, 임건우는 쉽게 당자현에게 다가갔다.이 순간의 당자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마치 천계에서 내려온 신선 같은 모습이었지만, 온몸은 피투성이였고 머리칼은 흐트러져 있었다.임건우는 천천히 걸어 당자현 앞으로 나섰다.그리고 손을 들어 당자현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자현아, 내가 왔어.”“자기야!”당자현은 고개를 살짝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임건우를 올려다보았다.당자현은 바로 임건우의 품에 뛰어들었다.“크악!”이때, 금강마원이 상황을 알아차렸다.한 인간이 당자현 곁으로 다가갔다는 사실에 그의 눈에서 핏빛 살기가 번쩍이며 천지를 울리는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이 갑자기 두 배로 불어나더니 발을 세게 구르며 중력 영역을 다시 펼쳤다.순식간에 적들을 반쯤 쓰러뜨리고 바람처럼 임건우를 향해 돌진했다.“건우야! 조심해!”백옥이 외치며 금색 대검을 들고 달려왔다.그 대검은 그녀 몸집보다 두 배는 커 보였고 무게는 상상조차 어려웠지만, 그녀는 그것을 손쉽게 다루며 화살처럼 빠르게 다가왔다.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날린 비검이 백옥을 향해 날아왔지만, 백옥은 가볍게 그 비검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갔다.백옥이 들고 있는 대검 역시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뒤이어 부영록도 달려왔다.임건우는 커다란 비밀을 품고 있었기에 부영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임건우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당자현이 갑자기 눈부신 하얀 손을 들어 올리며 금강마원을 향해 소리쳤다.“백호야, 안 돼! 멈춰!”쿵!쾅!금강마원은 당자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거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이 될 뻔했던 돌진을 멈추며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옆에 있는 거대한 청동 기둥
“누구냐!”임건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문파 사람들에게 발각되었다.한 노인이 크게 외치며 오색 찬란한 빛을 띤 검을 휘둘렀다.날아든 검은 임건우를 허리부터 반으로 베려는 기세였다.그 순간, 임건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압도적인 위기감이 몰려왔다.지금껏 겪어온 어떤 위험보다도 강렬한 공포였다.임건우는 본능에 따라 최강의 방어술인 현무방갑술을 발동하며 자신의 몸을 감쌌다.온몸에 무수한 주술 문양이 떠오르더니 하나로 모여 거대한 방패를 형성했다.임건우는 이 방패로 검격을 막아내려 했다.그 장면을 지켜보던 백옥은 겁에 질려 얼굴을 돌렸다.“안 돼...”부영록도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멍청하네.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다니... 이 정도 실력으로 문파 고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막으려 하다니 그건 스스로 죽으러 가는 거잖아.”푹!임건우가 힘겹게 형성한 현무방갑술은 단 한 번의 공격만 막아냈다.방패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고 날카로운 검날이 임건우의 몸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하지만 바로 그때였다.임건우의 몸속에 있던 혼돈 나무가 살며시 가지를 흔들었다.회색빛 혼돈 원기가 검날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슛!순식간에 혼돈 원기가 검날을 휘감더니 그 검을 통째로 임건우의 자복궁으로 빨아들였다.“뭐야, 어떻게 된 거지?”임건우 자신도 어리둥절했다.임건우는 죽기는커녕 혼돈 원기가 그 검마저 흡수해버린 것이다.이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임건우는 급히 자신의 몸속을 내시했다.그리고 자복궁 안에서 한 가지 광경을 발견했다.그 검은 지금 혼돈 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었다.검은 온통 피처럼 붉었고 검신에는 세밀한 문양과 부적 같은 각인이 번쩍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제야 깨달았다.이 검은 조금 전 금강마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바로 그 신검이었다.어마어마하게 날카롭고 법력이 강했던 검이 이런 처지로 전락하다니.그러자 임건우는 혼돈 나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존재인지를 문득 깨달았다.그동안 임건우는